수치가 없어도 처벌 규정이 따로 있습니다
많이 오해하는 부분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혈중알코올농도가 확인되지 않으니 음주운전 처벌도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로교통법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행위와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한 행위를 별도로 구분합니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은 정당한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범위를 두고 있습니다. 이는 특정 사건에서 실제로 선고될 형을 예측한 것이 아니라 법률에 적힌 처벌 범위, 즉 ‘법정형’을 설명한 것입니다.
근거 도로교통법 제44조 ·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거부 여부만큼 ‘어떤 측정 요구였는지’도 봅니다
경찰이 아무 상황에서나 측정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통안전을 위해 필요하거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정황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객관적인 정황은 운전 모습, 술 냄새, 말투와 행동, 사고 발생 여부처럼 당시 확인된 사정을 뜻합니다.
대법원도 측정거부죄가 문제되려면 경찰의 측정 요구 자체가 법률상 요건을 갖춘 적법한 요구여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실제 사건에서는 ‘몇 번 거부했는가’만 떼어 보기보다 요구 시각과 장소, 반복된 간격, 당시 운전 정황, 당사자의 말과 행동이 남은 기록을 함께 확인하게 됩니다.
형사처벌과 면허취소는 따로 진행됩니다
측정거부로 형사절차가 진행되는 것과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것은 근거와 절차가 다릅니다. 형사절차에서는 범죄 성립과 형벌을 판단하고, 면허 처분에서는 경찰 행정기관이 도로교통법과 시행규칙의 처분 기준을 적용합니다.
시행규칙 별표 28은 술에 취한 상태라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데도 측정을 거부한 경우를 면허 취소 기준에 포함합니다. 형사재판 결과만 기다리면 면허 문제도 자동으로 함께 정리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